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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애프터 리딩 (Burn After Reading)

감독 조엘 코엔, 에단 코엔
출연 조지 클루니, 프란시스 맥도맨드, 존 말코비치, 틸다 스윈튼, 리차드 젠킨스, 브래드 피트
개봉 2008 미국, 영국, 프랑스, 95분
평점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형제 감독 조엘 코엔-이단 코엔 형제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후속작으로 내놓은 코믹 스릴러물로서

2008년 베니스 영화제의 오프닝 상영작으로 선정되었던 작품으로, 무시무시했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후

코엔 형제가 자신들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잔혹하면서 염세주의적인 익살극으로 돌아왔다.

특히 브래드 피트의 바보연기는 관객의 시선을 붙들어 맨다.





사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야

코엔형제의 영화라는 것을 알았다.


최소한의 대사와 음악도 전혀 쓰지 않던 어두컴컴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비해

번 애프터 리딩은 에피소드만이 나열된 영화다.


다섯명의 주인공은 포스터에서도 볼 수 있듯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고 그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꼬여간다.



딱히 중심내용이라고 짚어낼 만한 이야기가 없는 순간에도 적절한 에피소드의 분산은 영화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출처] 번 애프터 리딩|작성자 안찡

Posted by 나에게오라

 

 

 

 

chapter 1. 개                 관


본 ultra567 블로거는 본 작품을 지난 2008년 연말특집에서 <올해의 영화 10선>에 선정한 바 있다. 북미

에서는 2008년 9월에 개봉하여 짭짤한 흥행수익을 올려 코엔형제는 전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이어 연타석으로 흥행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도 벌어졌다. 운좋게도 필자는 때마침 미국현지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그러다 2009년 3월

슬쩍 개봉일이 잡혔다. 3월 26일이다. 기억들 하시길. 아울러 필자가 본 작품과 더불어 지난해 연말특집

"2008 대한민국이 놓친 영화들"편에서 언급한 우디 알렌 감독의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가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라는 제목으로 4월 16일에 개봉한다. 스칼렛 요한슨, 레베카 홀, 하비에르 바르뎀

주연의 드라마로 이 역시 필견의 작품이다.  

 

 

 

 

 

 

 

 

 

 

chapter 2. 여러분들께 질문 하나 하겠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멍청이들이다.





멍청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물론 물론 겉은 전부 멀쩡하다. CIA 에 일하는 분도 계시고 고소득

전문직에 일하고 계시는 분도 있다. 그리고 남들 하듯이 굉장히 빡시게들 사신다.





정말 남 부러울 것 없고, 오히려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인생들을 살고계신다.

그러나 여러분들께 질문 하나 하겠다.


이들처럼 살고 싶으신가? 혹은,


이들을 닮고 싶으신가?


필자가 장담하는데 결코 이들이 당신들의 롤모델도 아닐 것이며 나는 이들과는 같지않다는 생각을 품

고 계실것이라 생각한다.





왜 그런가? 이들은 전부 동모형들이기 때문이다. 겉만 번드르하지 속은 빈 "헛똑똑이"들이다. 우리 주

변에도 보면 그런 인간들이 있다. 자신이 굉장히 머리회전이 빠른것을 자랑하고 싶고 과시하고 싶어 안

달난 사람들 말이다.





그러나 그러한 인간들치고 정말 현명한 인간은 드물다. 똑똑하고 빠릿빠릿할지는 몰라도 현명하지는 않

은 것이다. 언뜻 모순되는 말처럼 들리지만 속뜻을 살펴보면 이해가능하다. 단거리 경주엔 강하지만 장

거리엔 능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방정식 문제 한두개는 능숙히 풀지만 그 방정식 문제

를 풀면서 배우게 될 궁극의 지점인 논리적인 결론도출의 사고는 캐치하질 못한다. 인생을 멀리 내다보

고 사려깊은 행동을 할줄 모른다. 직장이 되었건 학교가 되었건 주변인간군상들을 쭉 관찰해보시라.


10 에 1 ~ 2 명 정도 이런 인간들이 포진해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다.  




필자의 동창 중에도 기억에 남는 케이스가 하나 있다. 이 친구는 유독 깍쟁이 같은 스타일의 친구였는데,

머리회전도 좋고, 언변술도 좋아 매사 술술 잘 넘어가고 주변에 사람들도 많았다. 이 친구는 그 뛰어난

언변술로 말도 굉장히 빠르게 했는데, 그 말이 하도 빨라서 심지어 이 친구가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건성건성 넘기면서 대화하는 인상을 주기까지하였다. 또한 누구에게나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대하

는 매너가 좋은 친구였으나 그 표정에 진심이 보이지는 않는, 말그대로 가식이 묻어나는 것이 흠이었다.

표정이라는 것은 진심의 감정에서 우러나와야 하는데, 이 친구가 짓는 표정은 그저 안면근육을 순간적으

로 이용해 만들어진 느낌이 강했다. 이런 표정들은 꼭 진심을 알지못해도 그것이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

스러워보인다는 것을 누구나 즉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어느날 동창들끼리 모여 술을 마신 적이 있는데, 거나하게 취한 술자리 막판때 이 친구가 한숨을 푹 쉬며

자신은 주변에 사람들은 많은데 마음을 터놓을만한 진정한 친구가 하나도 없다며 신세한탄을 하였다. 극

도로 아이러니컬한 상황이다. 답은 그 자신만 모른다. 이 친구는 평소 가식으로 웃으면서도 남들은 이를

캣치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고, 남의 대화를 건성으로 넘기면서도 역시 상대방과 소통을 기가 막히

게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평소 정 떨어질만한 행동을 다수로 해놓고도 정작 자기 자신은 자신이 굉장

히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산것이다. 이 역시 똑똑하나 현명하지는 못한 "헛똑똑이"의 대표적

인 경우라 아니할 수 없다.





정말 현명한 사람들은 타이밍을 알고있다. 남자들은 어릴때 태권도건 검도건 합기도건 무술도장을 다닌

경험이 있다. 길거리에서나 집안에서나 주구장창 발차기에 이단옆차기를 하는 녀석들은 십중팔구 배운

지 얼마안된 녀석들이다. 어느정도 수준급의 실력에 오른 녀석들은 아무때나 자신의 무예를 보이지 않

는다. 마찬가지이다. 평상시엔 전가의 보도를 감추고 있다가 휘둘려야할 타이밍에 휘두르는 사람들이

진정 현명한 사람들이다. 아무때나 칼을 휘두르며 칼자랑하는 인간들은 시정 잡인들만 못하다.




이쯤되면 독자여러분들은 필자가 그 친구에게 어떤 말을 해줬는지 궁금할 것이다. 필자는 그 친구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 필자도 누군가의 시선에는 그 친구와 별반 다를바 없는 부류의 인간으로

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X묻은 개가 X묻은개보고 뭐라고 씨부리는 것만큼 꼴사나운 풍경도 또 없

다. 한번 자기자신에게 반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자신의 인생이 그렇게도 대단하였나? 혹은 자신

의 인생이 그렇게도 모범적인가? 남들이 벤치마킹을 삼을 정도인가? 이 질문에 바로 전광석화와 같이

YES를 날리는 분들도 얼마 없을 것이다. 필자도 이 질문에 YES를 쉽게 날릴 수 없다.




바로 이 질문이 코엔 형제가 본 작품 <번 애프터 리딩>을 통해 관객들에게 던지고 싶었을 질문이 아닌

가 한다. 이 질문 이야기를 하려고 필자의 인간관찰담까지 풀어놓으며 긴길을 달려왔다. 영화속의 동모

형들을 비웃으며 한참 그렇게 영화를 보면서 웃다 극장을 나올때면 다른사람도 나를 볼때 그렇지 않을

까라는 생각으로 모골이 송연해지는 경험을 하면서 극장을 나오는 것이다. 우리도 그렇다. 뭔가 우리네

인생은 화려하고 멋진 인생을 살고있다 착각하기 쉽지만 우리와 관련없는 제3자가 봤을때는 그냥 별볼

일 없는 안습수준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인생에 대해 패배주의적이거나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

라는 말이 아니다.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가지고 활기차게 인생을 살되, 자신과 자신의 인생에 대

해 자만하지 말고 틈틈히 반성을 하여 빈틈을 보완해가면서 살라는 말이다. 그리고 본 작품 <번 애프터

리딩>은 우리에게 자기자신을 한번쯤 뒤돌아보고 반성할 계기를 가져다준다. 그것이 코엔형제가 구축

한 블랙코미디세계의 위력이자 그들의 작품을 타 감독과는 다른 경지의 작품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일등

공신이다.





그러니 본 영화를 감독한 코엔형제가 하고싶은 말은 이 것이었을 것이다.


"당신들 또한 영화의 등장인물들을 손가락질하고 비웃을 수는 있다. 그러나 당신은 다를것 같은가? "





 

 

 

 

 

 

 

 

 

 

 

chapter 3. 아이러니와 코미디, 그리고 아이러니컬한 코미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끝내고 난 코엔 형제는 다음 작품은 코미디로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다.

그 결과물로 나온 작품이 <번 애프터 리딩>이다. 그러나 코미디라고 해서 그냥 생각없이 웃기기만하

는 코미디는 아니다. 그것은 코엔형제의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선 단락에서 언급했듯이 영화를

보면서는 웃다가 어느순간 싸해지면서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을 뒤돌아보고 반성하게 된다. 이른바 블랙

코미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이번 챕터에서는 그 코미디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분석해본다.




영화에서 코미디라는 것이 그렇다. 얼굴에다 웃길려는 작정을 하고 검댕을 묻힌다고 해서 그것이 꼭

웃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얼굴이 검댕이 묻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나이가 거리를 활보하면서

자신의 얼굴을 깨끗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코미디가 될 수 있다. 이는 굳이 영화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적용된다.




KBS 한국방송이 자랑하는 장안의 주말인기프로, 여행-숙박-복불복-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해

피선데이 - 1박 2일>에서 자고 있는 강호동의 얼굴에 이승기가 몰래 낙서를 한 적이 있다. 다음날 아

침 강호동은 자신의 얼굴을 뭐가 있는지 모른채 아무렇지 않은 듯 활보하고 다닌다. 단연 주위사람들

과 시청자들은 요절복통이다.




코엔 형제의 코미디는 이러한 영화코미디의 기본속성을 잘 꿰뚫고 있다. 본 작품 속 캐릭터들은 나름

자신은 훌륭하고 뛰어나며 똑똑한 사람인양 착각을 하고 살고 있다. 그들은 나름대로 현명한 선택을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으나 관객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은 덜떨어진 "동모형"들이다. 아이러니다. 그러

고 보면 영화속 코미디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탄생되는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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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경고 !

결말에 관련된 내용이 언급되었음






그뿐만 아니라 이 영화에는 온갖 아이러니가 뒤섞여 있다. 브래드 피트는 헬스클럽에서 일하는 직원인

데, 우연히 존 말코비치의 CIA 기밀문서를 입수한다. 이를 빌미로 그에게 유괴범들 인질금 협상하듯 존

말코비치에게 돈을 요구한다.




이 차내접선장면도 단순한 대화장면이나 굉장한 아이러니를 담고있는 동시에 두 배우의 연기력의 정수

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연기에 대해 잠깐 짚고 넘어가자.




브래드 피트는 사실 상당히 멋진 배우이나 연기력도 만만치않은 배우인 것이 어떤 역을 맡아도 그 역

에 상당히 잘 어울리는 면모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약간은 덜떨어진 본 영화의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

하기 위해 이른바 "측면빨대음용법"을 제시하며 본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성

공한다.




존 말코비치는 어떠한가. 그의 높은 명성 그대로이다.


실제말투와 성격은 대인배에 가까우나 그 외모상 늘 협잡꾼, 소인배역을 맡아왔던 그는 이 영화에서도

역시 소인배 기질의 역을 정말 천연덕스럽게 구사해주신다. 영화를 보고있으면 저 사람 실제 성격도 저

러지 않을까 싶은 생각까지 들게 말이다. 메소드도 이런 메소드연기가 또 없다. 본 장면이 흥미로운 것

은 바로 이 두 캐릭터가 본격충돌하는 장면이라는 데 있다. 그런데 충돌도 그냥 충돌이 아니다. 브래드

피트는 기밀문서를 손에 입수하고 말코비치를 협박하는 입장에 있으나 결국 그 덜떨어짐으로 인해 역

으로 겁박을 당하는 처지에 이른다. 이야말로 아이러니 아닌가 말이다.



이렇게 당당했던 피트 형님이...



결국은 이렇게 되고마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건질만한 중요한 점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어떤 역을 맡

겨놔도 그 역을 탁월하게 소화하는 브래드 피트의 연기력의 폭이다.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이 닮고싶어

하는 할리우드의 쾌남 브래드 형님은 간곳없고 "측면빨대음용법"만 고수하시는 "동모형" 한분만 있을

뿐이다. 위에 제시된 두 화면을 다시 보시라. 브래드 피트가 그동안 잘 쓰지않았던 새로운 안면근육을

쓰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프로페셔널리즘 그리고 희생정신이 없다는 불가능했을

연기였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할리우드의 진정한 대인배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신다.





다양한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세계를 펼쳐온 명배우 조지 클루니와 프랜시스 맥도먼드 역시 평소 지

적인 이미지를 뒤로 과감한 표정연기와 망가짐도 마다하지않는 프로근성의 연기를 보여준다. 틸다 스

윈튼은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 무난한 연기를 선보였고, 무엇보다 CIA 간부로 등장하는 JK시몬스와

데이빗 라스체 콤비는 영화속 비중도 컸지만 연기 자체도 인상적이다. 진지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이

들의 연기는 찰떡 호흡을 과시하고 그리고 헬스클럽 매니저로 나오는 리처드 젠킨스는 극에 무게를 잡

아준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두 연기에 도가 튼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관록의 연기를 보여주면서 영화

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이 접선장면을 비롯, 영화 곳곳에서 각본과 연출이 빚어내는 대화의  미학을 볼 수 있다. 대화신에서 가

장 중요한 사항은 대사의 치고받는 합에 있다. 격투액션신을 찍을 때 액션의 합이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대사가 들어가고 나오고 상대방이 대사를 던지면 적기에 치고들어가는 타이밍, 그리고 말의 빠르기와 강

조를 주는 부분의 적절성 면에서 황금비율을 보여주고있는 것이다. 코엔형제가 우리시대의 명감독임을

여실히 증명하는 장면되겠다.




각설하고 본 영화에서의 코미디가 작동하는 방식을 정리하면, 이 모든 코미디는 아이러니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야기 곳곳에 아이러니가 포진되어있다. 예를 들어, 위 장면처럼 협박할 자가 도리어 겁박을

당한다거나, 중요한 문서인줄 알았던 CD가 사실 존 말코비치의 개인비망록에 지나지 않았다거나 똑똑

한척 하는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브래드 피트가 협박작전에 실패하자 러시아 대사관에 기밀문서를 팔려

고하는 설정이나 (즉, 이들이 냉전시대 종결이라는 시사이슈를 모를 정도로  무식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장면)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인생 최대의 목표가 성형수술이라던가, 정보국 직원이지만 정작 부인관리는

제대로 못하고 헬스장 매니저를 부인의 내연남으로 오인해 사고를 저지르는 존 말코비치나, 허풍과 허세

로 무장하고 권총으로 여자들 호감을 사려하는 조지클루니나 그 캐릭터 모두 아이러니를 안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가장 큰 아이러니는 이들 동모형들끼리 자신의 이익만을 내다보고 서로 얽

히고 섥히게 된다는 점이다. 한자성어로 풀자면 이전투구도 이런 이전투구가 없다. 다소 덜떨어지는 인간

들이 각자 목표만 바라보고 폭주하다 험한 꼴을 본다는 점에서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야기는 완연히 다른 영화지만, 블랙코미디라는 점과 그 안에 무수한 아이러니로

극의 동력을 얻는다는 점이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이들 자신들은 모두 헛똑똑이들인 동모형이면서 정작 자신들만 그 사실을 모르는 것 또한 아이러니이다.

 

 

 

 

 

 

 

 

 

 

 

 

chapter 4. 결               론


올 2009년 휴일은 얼마 없지만 정말 재미있으면서 의미있는 영화들 많이 개봉한다. 영화팬들 뿐만 아니

라 영화보기가 취미인 분들에게도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블랙코미디이기 때문에 본 영화가

다소 무겁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 한편으로 자신의 삶을 반성하는 계기를 가질 수 있다면은

영화관람료 그 이상의 소득이 될지도 모른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본 영화의 메시지는 비관론과는 관련이 없다. 그저 인생을 오만하게 살지말라는 소박

하면서도 핵심적인 교훈을 담고있다. 오만과 자만에 빠진 자들의 말로를 역사 속에서 이미 숱하게 보아와

서 누구나 타산지석으로 삼으려고 마음에 새겨놓긴 하지만 늘 놓치기 쉬운 교훈이다. 올 봄 극장가, 필자의

초이스는 <왓치맨>과 더불어 이 <번 애프터 리딩>이다. 엄지손가락 두개로 추천드린다. 이 두 작품을 보

셨다면 <그랜 토리노>와 <프로스트 닉슨>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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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번 애프터 리딩> 기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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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종횡비/필름포맷: 1.85 : 1  / 35mm
촬영카메라: Arricam Lite
렌즈: Arri and Angenieux lenses
촬영용필름: Kodak Vision2 Expression 500T 5229
색보정: Digital Intermediate
프린트필름: Kodak Vision Premier 2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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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and film frames courtesy of  Focus Features.

Image source: Capture From Trailer. Naver Movie.

Written & Layout Designed by ultra567    






출처 http://blog.naver.com/ultra567/80065530257

Posted by 나에게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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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애프터 리딩 Burn After Reading>

감독 : 코엔형제(조엘코엔, 에단코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파고>

주연 : 조지클루니, 브래드피트, 틸다 스윈튼, 존 말코비치, 프랜시스 맥도먼드

장르 : 블랙코미디, 범죄

등급 : 18세 관람가 (해외 : R)

상영시간 : 95분

개봉 : 2009년 3월 26일 (미국 : 2008년 9월 12일)

특이사항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코엔형제의 다음 작품, 2008년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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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 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 차분하면서 매력있는 연기를 펼친 브래드 피트를 본 게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그가 이번에 처음으로 코믹 연기로 찾아온다. 냉소적인 유머를 툭툭 던진 적은 있어도 그의 프로필에 '코미디'는 없었다. 그런 그가 망가지는 역할을 맡는다는 것 자체만으로 <번 애프터 리딩>은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작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아카데미를 휩쓴 코엔 형제가 새롭게 들고온 코미디 영화는 조지클루니, 존 말코비치, 틸다 스윈튼이 출연해 올초에 본 <알파독>을 능가하는 캐스팅도 화제를 모았다. 비록 스타들의 명성보다는 낮았지만,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한 작품이 6개월만에 개봉하는 것도 좀 이례적이다. 아마도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때문에 그러지 않을까 조금 불안하기도 하다.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마구 뒤엉키는데..

CIA 최고의 분석관 오스본(존 말코비치)은 자신이 맡은 임무에서 손을 떼라는 명령에 과감하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CIA에서 나온다. 그는 컨설팅 일을 할 거라는 생각과 회고록을 쓴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런 남편을 보는 아내 케이트(틸다 스윈튼)는 이제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청산할 때가 온 거라 생각하고 이혼과정을 밟아가던 도중, 자신의 변호사 비서가 흘린 CD를 헬스클럽 트레이너 채드(브래드피트)가 줍는 사건이 발생한다. 숫자, 날짜, 숫자, 날짜가 가득한 정보를 본 채드는 1급 기밀파일이라는 생각에 혼자 흥분하면서 이걸 계기로 한몫 단단히 챙기고자 전화를 걸지만, 오스본은 조건을 무시한다. 협상 결렬 과정에서 흥분한 동료 트레이너 린다(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자신의 성형수술을 위한 돈을 마련하고자 채드와 함께 협상에 나서고, 케이트와 불륜관계였던 해리(조지클루니)가 린다를 만나면서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과연 이들의 결말은?



브래드피트! 이런 모습 처음이야!!

잘생긴 배우가 코미디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외모에 대한 인식도 그렇지만, 관객이 잘생긴 배우마저(!) 망가지는 모습을 보기 싫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살짝만 예상을 빗나간 태도와 몸짓을 보여도 그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웃음거리를 안겨줄 수 있다. 브래드피트는 이점을 훌륭하게 잘 살렸다. 예고편에서 이미 나온 장면이지만, 뻗친 머리로 손을 어깨 높이에서 30cm정도 살짝 흔들어주는 장면은 <번 애프터 리딩>에서 가장 배꼽잡는 장면 중 하나였다.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트레이닝 복을 입고 한번 흔들어주고, 후반에 트럭 내에서도 혼자 흥얼거리며 흔들어대는 그의 춤은 커다란 동작으로 몸개그하는 개그맨을 능가하는 기대 밖의 그의 모습에 폭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모습뿐만 아니라 스파이 역할도 했던 그가 1급 정보(?)를 자기 마음대로 해독하고, 그 과정에서 '선한 사마리아인'을 외치며 당연하다는 듯 보상을 요구하는 천진난만한 채드의 모습이 브래드피트가 보여줬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브래드피트가 이렇게 망가질 동안 다른 배우들도 망가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브래드피트와 함께 헐리우드에서 내로라하는 섹시가이인 조지클루니도 바람둥이로 나와 능청떠는 표정으로 여자들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이상한(?) 기구를 만들고(18세미만 禁), 자신도 모르게 나온 상황에서 기겁팔색하는 등 표정과 행동 모든 면에서 완벽했던 예전 작품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기에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엄청난 뱃살로 얼굴때문에 한심하게 성형수술만을 갈망하는 철없는 모습과, 모든 것을 다 잃은 존 말코비치가 노처녀 히스테리보다 심하게 마지막까지 발악하는 모습은 팬 입장에서 정나미가 떨어질 정도로 연기가 훌륭했다!;;



블랙코미디와 코엔형제 팬이라면...

영화 자체가 '세상에 이런 일이'였다. 아니, 어떻게 저렇게 오해살 수 있는 상황이 딱딱 맞아떨어지는데 감탄하지만, 영화 속 마지막 CIA 국장 말을 빌려 얘기하면 어이없고, 황당한 사건으로 우리가 배울 점은 없었다. 결국 '세상에 이런 일이' 책처럼 특별히 남는 건 없는 영화였지만, 이게 바로 코엔 형제 블랙코미디의 매력이 아닐까? 여러 사람이 등장하고, 그들 각각 개인적인 목적만을 향해 일을 진행했지만, 인생사 워낙 잘 꼬이고, 어떻게 살았는가에 관계없이 운이 나쁘거나 우연찮게 잘못 걸리게 되어 박살난 사람들을 보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가 얼토망토 하지 않은 일로도 사람의 생사가 갈린다는 무시무시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말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도 말자. 정부요원조차 말이 될 때 얘기하라고 묻어놓은 사건이니까! 중요한 건 블랙코미디라는 장르 자체가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의 호불호가 분명히 갈린다는 데에 있다. 세상을 향한 냉소적인 웃음 한방을 얻기엔 부족하지 않았지만, 그 황당한 웃음을 얻기 위해서 모든 관객을 끌어들이기에는 깔아놓은 복선을 하나하나 챙기는 과정이 길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출연한 배우들과 감독 모두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번 애프터 리딩>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거라 확신할 수 있다.

출처 http://blog.naver.com/lalf85/10044591108

Posted by 나에게오라


2009년 전세계가 빠져드는 황홀한 경험

1918년 제 1차 세계 대전 말 뉴올리언즈. 그 해 여름, 80세의 외모를 가진 아기가 태어난다. 그 이름 벤자민 버튼(브래드 피트). 그러나 사랑하는 아내가 벤자민을 낳다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한 분노와 아이의 너무나 평범하지 않은 외모에 경악한 벤자민의 아버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를 ‘놀란 하우스’ 양로원 현관 앞에 버린다.

 놀란 하우스에서 일하는 퀴니에게 발견된 벤자민. 퀴니를 엄마로, 그곳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친구로 살아가는 벤자민은 해가 갈수록 젊어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제 12살이 되어 60대 외형을 가지게 된 벤자민은 어느 날, 할머니를 찾아온 6살 나이 그대로의 어린 데이지를 만난다. 그리고 데이지의 푸른 눈동자를 영원히 잊을 수 없게 된다.

 이제 제법 중년의 모습이 된 벤자민은 바다를 항해 하며 세상을 알아가고 데이지는 뉴욕 무용단에 합류해 인생의 절정을 보내며 열정을 폭발시킨다. 그리고 끝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 끝에 벤자민과 데이지는 마침내 서로 함께하는 ‘스윗 스팟(Sweet Spot)’의 시기를 맞는다. 서로의 나이가 엇비슷해진 짧은 그 순간을 놓칠 수 없었던 벤자민과 데이지는 불 같은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그는 날마다 젊어지고 그녀는 점점 늙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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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에게오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2008) ☆☆1/2




F. 스캇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는 제목만큼이나 흥미로운 설정 때문에 오래 전부터 영화화하려는 시도들이 있어왔고 그런 동안 여러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예정되었다가 취소되곤 했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도 톰 크루즈와 만들려고 했었고 론 하워드도 존 트라볼타와 만들려고 했었지요. 결국엔 영화의 감독은 데이빗 핀처가 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물인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능력이 돋보이는 기술적으로 훌륭한 작품이지만 저에겐 그리 잘 다가오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봐도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벤자민 버튼의 일이 흥미로운 (아마 유일한) 이유는 그가 나이를 거꾸로 먹기 때문입니다. 1918년 뉴올리언즈에서 그는 80세 먹은 노인 모습의 아기로 태어났고 이를 본 그의 아버지는 그를 양로원 근처에 몰래 버리게 됩니다. 양로원에서 일하는 퀴니는 벤자민의 모습에 개의치 않고 그를 친아들처럼 받아들이고 벤자민은 자신만큼이나 늙어 보이는 노인들 곁에서 성장합니다. 그러는 동안 그는 자신이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처음엔 제대로 못 움직이는 노인이였지만 점차 그는 젊어져 가고 이런 동안 자신의 첫사랑이 된 소녀 데이지와 안면이 트이게 됩니다. 하지만 서서히 활력을 얻은 그가 자신이 살던 세상 밖으로 나가면서 벤자민과 데이지는 멀어집니다.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지만 벤자민에겐 결국 데이지 밖에 없지요. 그리고 이 이야기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다가오는 가운데 뉴올리언즈의 병원에서 죽어가는 데이지에게 딸 캐롤라인이 일기장을 읽어주는 것을 통해 전달됩니다.



각본가 에릭 로스와 로빈 스위코드는 원작의 설정만 빌려와서 변경했습니다. 원작에서 벤자민 버튼은 진짜 80대 노인 모습 그대로 출생하고(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나이를 거꾸로 먹습니다. 고약한 영감에서 외부 세상에 대한 감각이 전무한 갓난아기로 일생을 마치지요. 반면에 영화에서는 벤자민 버튼의 정신세계는 똑바로 가고 육체만 거꾸로 갑니다(어떻게 어린 몸에 그런 병에 걸리는 게 가능했을까!). 이런 설정을 기본으로 해서 각본가들은 이야기를 2시간 47분이나 부풀려 놓습니다. 그들은 이 긴 시간 동안 인생이 잔잔히 흘러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감동을 전달하려고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시간이 거꾸로 가는 벤자민은 처음부터 시간이 똑바로 가는 주위사람들로부터 동떨어진 존재이고 저도 그와 영화에서 동떨어짐을 느끼면서 이야기에 그다지 몰입되지 않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에릭 로스가 전에 각색해서 오스카를 받은 [포레스트 검프]가 영화를 보면서 내내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벤자민에게는 친엄마 같은 존재인 퀴니는 "운명은 아무도 모른다" (You never know what's coming for you)라고 말하고 이 말이 나올 때마다 그 초콜릿 상자가 금세 연상됩니다. 사실, [포레스트 검프]의 요란한 풍자를 대부분 제거한 것처럼 에릭 로스는 풍자 단편 소설에서 감상적인 드라마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벤자민 버튼은 포레스트 검프처럼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20세기를 거칩니다. 부흥회에 나가기도 하고, 늙은 모습에도 불구 총각 딱지를 떼고, 세상 곳곳을 다니다가 러시아 무르만스크에서 우연히 호텔에서 만난 엘리자베스 애보트와 사랑에 빠지고, 어느덧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기도 하다가, 어느 새 60년대를 겪습니다. 하지만 벤자민의 시간은 거꾸로 가기 때문에 결국엔 이 모든 일들은 벤자민과는 무관하다는 인상을 남깁니다. 결정적으로 그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만 빼면 흥미로운 인간이 아닙니다.



각본은 벤자민과 데이지의 러브 스토리가 한 순간만 같이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애잔한지 보여주려고 애쓰지만, 불행히도 그건 잘 먹히지 않습니다. 브래드 피트는 좋은 배우이지만 그는 뭔가 좀 비정상적인 것이 있어야 제대로 돌아가는 배우입니다. 그가 늙은 모습으로 케이트 블란쳇을 만날 때는 적어도 심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작 영화가 정점이라고 생각하는 지점인 벤자민과 데이지의 나이가 동등한 때에 브래드 피트는 [조 블랙의 사랑]만큼이나 멀끔하게 나오고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무엇보다도, 서로 반대편에서 걸어와 만나고 또 멀어진다는 것은 듣기엔 낭만적인 생각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벤자민과 데이지는 애초부터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었고 그 결과 그들의 러브 스토리는 별로 잘 다가오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 느낌은 같은 길을 걸어야 나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지만, [에일리언 3]에서나 [조디악]에서나 데이빗 핀처는 결코 형편없게 보이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고 [벤자민 버튼의 시간으로 간다]는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데이빗 핀터는 [조디악]에 이어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했고 야간 장면들은 [조디악]이 연상되는 가운데 그에 못지않게 훌륭합니다. 의상과 세트도 나무랄 데 없이 근사하고 여기에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우아하고 절제된 음악이 곁들어지니, 별로 마음에 안 다가오는 이야기가 흐느적거려도 괜찮은 볼거리가 있으니 그렇게 나쁘지 않더군요. 특히 한밤중에 벤자민과 데이지가 안개가 자욱한 쉼터에서 함께 하는 순간은 그림 같은 멋진 광경입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작품상을 비롯해서 13개 후보에 올랐는데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은 저도 영화가 기술관련 부문에선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분장상과 특수효과상을 거머쥘 것이고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에서 브래드 피트의 얼굴을 대역 배우에 이음새 없이 붙여서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게 한 것은 훌륭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브래드 피트를 서서히 젊어지게 하는 동안 다른 배우들을 서서히 늙어가게 한 분장도 일급입니다.



브래드 피트를 비롯한 영화 속 배우들은 전반적으로 훌륭하지 않더라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브래드 피트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올랐지만 그건 아마 온갖 특수효과와 분장 속에서 파묻히지 않으면서 영화를 이끌어간 것에 대한 예우일 것입니다. 케이트 블란쳇은 러브 스토리가 잘 다가오지 않은 탓에 그리 많은 인상을 남기지 않습니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퀴니 역의 타라지 P. 헨슨이나 추운 무르만스크에 걸맞게 등장하는 틸다 스윈튼이 좀 더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각본은 이들을 여느 다른 조연 배우들처럼 그냥 흘러 보내버립니다.



공교롭게도, 저는 본 영화를 보기 전날 밤 F. 스캇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봤습니다. 의상, 세트, 촬영 등 겉모습을 나무랄 데가 없지만 영화는 원작을 무성의하게 따라가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텅 빈 느낌만 남았습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보기엔 아름다운 작품이지만 이야기는 별로 흥미롭지 않아서 제 마음에 와 닿지 않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시작에서부터 문제가 있었고 그 결과 우리는 내내 거리감을 느끼면서 잘 다듬어진 화면을 2시간 반 넘게 지켜봐야 됩니다. 멋진 볼거리이지만  영화에서 뭘 얻었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에린 브로코비치] 이후 오랜 만에 딱히 좋아하지 않는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에 오른 것에 재미있어했지만 말입니다.
Posted by 나에게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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