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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의 도시 (In Bruges, 2008) ☆☆☆1/2



---- 작년에 올린 리뷰를 조금만 다듬어 다시 올리는 것입니다.




좋은 캐릭터들을 우리에게 소개시킨 후, 여러 상황들을 조성해나가면서 어떻게 이들이 굴러가는지를 보여주는 재미를 상영 시간 내내 제공해주는 영화는 흔치 않는데, 마틴 맥도나의 첫 장편 영화 [In Bruges]는 그런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처음 볼 때는 속으로 낄낄거리면서 이야기가 어디까지 가 버리는지를 보고 재미있어 했는데, 극장에 다시 볼 때는 이야기가 어떻게 풀려져 나가는지를 살펴보면서 즐거워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예쁜 도시인 브뤼주의 모습을 다시 감상할 수 있어서 무척 좋았지요.



주인공 켄과 레이는 브뤼주로 와서 잠수 중인 킬러들입니다. 최근에 레이가 맡은 임무가 무척 안 좋게 끝났기 때문에, 조직의 두목인 해리는 레이를 켄과 함께 브뤼주로 보내서 시간 때울 것을 지시합니다. 중년에 접어든 켄은 여느 성실한 관광객처럼 중세 건축물들이 아주 잘 보존된 브뤼주의 모습을 관광 책자들을 참고해가면서 즐깁니다. 반면에 철없고 혈기왕성한 레이는 지루하다고 툴툴거리면서 술집이나 찾지요. 그러다가 레이는 영화 촬영장과 마주치고 그곳에서 클로이와 난쟁이 지미를 만나게 됩니다. 레이는 클로이와 가까워지게 되고, 클로이로부터 약을 구하곤 하는 지미와 재미있는 시간을 보게 됩니다. 그나저나,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어느 유명한 그림을 알아보신 분들은 금방 짐작하셨겠지만, 왜 켄과 레이가 브뤼주에 와 있는지에 대한 이유는 영화 중반에서 드러납니다.



영화를 보면서 속으로 낄낄거리는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닐 정도로 영화는 여러 방식들로 웃음을 끌어냅니다. 친절한 의도로 한 말이지만("거긴 정말 좁아요.") 상대방이 마침 열 받았기 때문에 화를 내니 어리둥절하게 되는 장면을 시작으로 [킬러들의 도시]는 기억에 남을 여러 웃기는 순간들을 제공합니다. 해리가 켄에게 부재중 보낸 메시지엔 어떤 단어가 가히 예술의 경지로 장식되었기 때문에 킬킬거리게 만들 정도이고, 브뤼주에서 촬영 중인 영화 속의 꿈 장면 촬영을 위해 고용된 난쟁이 지미와 가깝게 된 레이가 약하면서 나누는 인종차별 섞인 대화에 실실 쪼개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는 동안 영화는 진지함을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레이는 자신이 저지른 짓에 대한 죄책감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고 있고, 레이와 함께 브뤼주에서 평온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켄은 어느덧 레이에게 신경 쓰게 됩니다. 덕분에 아침의 아스트리드 공원에서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다가 진지한 순간이 등장하기도 하지요. 한편, 원하는대로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화가 난 보스 해리가 브뤼주에 나타남으로써 영화는 어두운 영역으로 들어가지만 영화는 그럼에도 여전히 코메디입니다.



단편 영화 [Six Shooter]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마틴 맥도나는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과 아일랜드에선 잘 알려진 극작가입니다. 그의 작품들에선 데이빗 마멧과 해롤드 핀터의 영향이 보인다고 하는데, 본 영화에서 험한 단어들로 가득하지만 재치있는 대사들이나 캐릭터들 간의 탄탄한 드라마에서 금방 그런 면들이 보입니다. 일부에선 [유주얼 서스펙트]보다 한 수 위라고 평하는 데이빗 마멧의 데뷔작 [위험한 도박]처럼, 그의 데뷔작에서도 마틴 맥도나는 좋은 캐릭터들로 이야기를 교묘하게 굴려가면서 논리적이고 피할 수 없는 결말로 나갑니다.



이런 좋은 영화에서 콜린 파렐, 브랜단 글리슨, 레이프 파인즈과 같은 배우들이 있으니 금상첨화입니다. 콜린 파렐은 오랜 만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가운데 브랜단 글리슨은 든든한 상대역입니다. (이들은 나란히 같이 올해 골든 글로브 코메디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는데 콜린 파렐이 탔습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레이프 파인즈는 나름대로의 규칙에 철저한 두목 해리를 재미있게 그려냅니다. 해리는 성질 더러운 인간말종이지만, 적어도 그는 한 입으로 두 말하지 않고 일종의 명예를 중시하고 이를 어이없는 수준으로 밀고나갑니다. 이런 가운데 클로이를 맡은 매력적인 클레망스 포에시([해리 포터와 불의 잔]에서 플뢰르 델라쿠르였습니다)나 난쟁이 지미 역의 조단 프렌티스([해롤드와 쿠마]의 대마초 자루였습니다)는 재미있는 조연들이었지요.





화면에 펼쳐지는 브뤼주의 모습은 무척 근사하고 단순한 배경 그 이상입니다. 중세 모습이 아주 잘 보전된 이 아름다운 도시는 낮이나 밤이나 비교적 한적하면서 편한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영화를 통해서야 이 도시에 대해 듣게 되었고, 영화를 보고 나서 무척 궁금해서 위키피디아를 검색해서 어떤 곳인지 알아 봤습니다. 사진으로 도시의 여러 모습들을 봤는데, 몇몇은 본 영화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광장은 실제 봐도 멋집니다. 여유가 있으면 정말 한 번 관광하러 가보고 싶습니다.



[킬러들의 도시]는 배경인 브뤼주를 통해 근사한 볼거리를 제공한 가운데, 예측불허의 코메디를 우리에게 제공합니다. 캐릭터들을 통해 웃음이 나오지만 어느 덧 이들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신경 쓰게 됩니다. 주연뿐만 아니라 조연들도 재미있고 후반에 이들이 어떻게 한 장소에서 움직이게 되는지를 보는 것엔 상당한 재미가 있지요. 킬러들 액션 영화들 쯤으로 선전된 국내 광고에 혹해서 보신 분들은 액션이 적어서 실망하시겠지만 [킬러들의 도시]는 다른 방식으로 많은 재미를 제공합니다.
Posted by 나에게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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